홈  /  커뮤니티  /  동문인터뷰

[멘토링시리즈] 유럽 유학 관련 Q/A [답변/델프트 석사, 국내 아뜰리에]

멘토링 시리즈는, 도움이 필요한 동문에게 서면/혹은 대면으로 진행된 멘토링 프로그램을 옮겨서 여러분께도 나눠드리고자 시작된 컨텐츠 입니다. 자신의 고민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카카오채널 @연세건축 총동문회 1:1 대화를 통해 요청을 해주시면 가능한 선에서 답변을 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QA는 해외 유학, 그 중 유럽 유학을 고민하던 동문의 질문과 델프트 유학을 마친 후 국내에서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동문의 답변으로 구성된 내용입니다. 해외 유학을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Q. 어떤 아뜰리에에 재직 중이신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이상대 소장님이 운영 중이신 스페이스 연 건축사사무소에서 재직 중입니다


Q. 현지나 해외 근무보다 한국을 다시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일단 코로나 때문에 취직과 생활이 일상적이지 않을 것 같아서 일찍 포기한 게 가장 커요. 코로나가 없었으면 어떻게든 남아서 취직을 했을 거 같은데 코로나로 인해서 네덜란드 회사들 상황이 안 좋아 보여 빠르게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 3월부터 6월에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 못 나가고 쭉 재택을 하며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었고 4월에 접어들면서 네덜란드는 전체 락다운을 실행했는데 락다운 된 네덜란드에 남아서 작업하는 게 꽤 우울하고 힘든 일이더라고요. 그러한 상황에 더해서 제가 영어를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라서 실무에서 언어 장벽도 있을 거라고 겁먹은 이유도 있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안 좋은 상황에 기약 없이 네덜란드에 남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빠르게 실무를 쌓고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해외로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현재 그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한편으로 네덜란드에서 실무를 하고 오지 못한 아쉬움이 없지는 않아요.


Q. 델프트의 학풍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흔히 떠올리는 실험적이고 표현이 풍부한 더치 건축가들을 지향하는지, 건축의 본질에 집중하는지 궁금합니다. 독일 같은 유럽 학교는 보수적인 편이라고 들어서 여쭤봅니다.

기본적으로 델프트는 공과대학이기 때문에 공학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에 집중합니다. 다만 델프트는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은 학생수와 많은 스튜디오가 있어서 선택지가 굉장히 넓습니다. 열개가 넘는 각각 다른 성향의 스튜디오들이 있고 졸업할 때까지 최대 세 개의 자신이 원하는 성향의 스튜디오를 골라서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혹은 맘에 드는 스튜디오가 있으면 그 스튜디오만 졸업할 때까지 들어도 되고요. 


전반적으로 델프트는 굉장히 실용적인 건축을 추구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흔히 말하는 독일의 학교들과 궤를 같이 합니다. 하지만, 공학적 사고와 결합한 비정형 건축을 하는 Architectural Engineering studio 나 아이디어 중심의 Complex Projects 같은 스튜디오도 별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해당 스튜디오의 경우 굉장히 실험적이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델프트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스튜디오가 design tutor와 building technology tutor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는 거예요. 디자인 튜터와의 수업으로 디자인을 발전시키면서 이 디자인이 실제로 지어질 수 있도록 디테일부터 재료, climate comfort, sustainability까지 디자인과 함께 실무적인 것들을 빌딩 테크놀로지 튜터가 가르쳐줍니다. 디자인이 아무리 좋더라도 빌딩 테크놀로지를 만족하지 못하면 그 수업은 패스할 수 없습니다.




Q. 학교 내에서 학생들과 교수진의 성향이 다양한지 혹은 특정 분야에 확고한지 궁금합니다. 또 개성 있는 스튜디오 유닛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로봇, 컴퓨터, 친환경 등)

학생들과 교수진의 성향은 정말 다양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다양한 스튜디오가 있고 그 스튜디오마다 튜터와 학생들의 개성이 뚜렷해요. 그래서 어느 방향의 건축을 생각하든 자신이 원하는 스튜디오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Architectural Engineering studio와 Complex projects studio가 인기가 많고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스튜디오예요. 또 개성 있는 스튜디오로는 MVRDV의 research team으로 활동하는 Why factory가 있어요. 재미있는 주제들로 심도 있는 리서치를 해보는 스튜디오예요. 제가 만약 언어에 조금만 더 자신이 있었어도 Why factory는 꼭 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졸업 스튜디오로 리노베이션 스튜디오인 Architecture&Heritage를 들었어요. 리노베이션에 대해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역사와 사례를 가진 네덜란드에서는 어떻게 리노베이션에 대해 접근하는지가 궁금해서 선택했고 그들이 기존의 건물에 접근하는 방식, 철저한 리서치를 통해 건물의 value를 찾아내는 과정, 그 value를 어떻게 더 극대화시키면서 다른 단점들을 보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지 탐구하는 과정을 졸업 스튜디오를 통해서 배울 수 있던 점이 만족스러웠습니다.


Q. 델프트 외에 어떤 학교에 지원하셨을까요? (지원 준비과정이 비슷한 학교들이 궁금하여 여쭤봅니다.) 

저는 델프트가 너무 가고 싶어서 델프트 하나만 지원했어요.


Q. 학교 생활은 어떠셨나요? 유학생으로서 현지 학생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일까요?

저는 학교에서 조용한 편이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언어장벽이었는데 제가 영어를 사용하는 게 자신이 없어서 학교 생활에 전반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네덜란드 친구들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 친구들이 저의 언어장벽을 이해하고 먼저 많이 다가와줬어요. 네덜란드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밝고 친절해서 어울리는 데에 문제는 없어요. 그리고 50% 정도는 인터내셔널 학생들이라서 서로의 문화와 아이디어를 나누는 걸 모두 좋아하고 꽤 많은 수의 중국인 학생들이 있는데 한국에 호의적이라서 저는 중국인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어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자신의 마음가짐의 문제이지 다른 친구들이나 튜터에 의해서 힘든 상황을 맞이한 적은 전혀 없습니다. 그건 학교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사회 전반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외국인에 대해 정말 열려 있고 친절한 나라가 네덜란드입니다. 그리고 2년 동안 네덜란드어를 전혀 몰라도 생활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을 정도로 대부분 영어가 유창해서 영어만 된다면 언어적인 측면도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Q. 델프트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실 때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학교가 선호하는 포트폴리오 성향은 어떨까요? (학교 웹사이트의 안내를 읽어보긴 했으나 주어지는 규격 외의 것들이 궁금합니다.)

디자인과 함께 구조적인 측면과 건물의 재료와 디테일 등이 간략하게라도 꼭 소개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기 좋은 아트웍같은 이미지보다는 나의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디자인과 이 디자인이 실제로 건물로 구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주는 게 중요해요.


Q. 델프트 홈페이지를 종종 참고한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추천서나 자기소개 같은 것에 대한 안내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것은 압니다. 소위 SOP라고 불리는 것 등 작성에 시간을 얼마나 투자하셨을까요? 또한 추천서는 어떤 분들께 받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는 1~2주 정도 시간을 투자한 거 같아요. 포트폴리오가 메인이라고 생각해서 포트폴리오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고 자기소개서는 건축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내가 관심 있는 포인트와 델프트에서 공부하면서 무엇을 배우고 얻어내고 싶은지를 솔직하게 적었어요. 자기소개서는 제 영어가 짧아서 번역 사이트의 도움을 받았고요. 추천서는 스페이스 연에서 했던 인턴 경험을 바탕으로 이상대 소장님과 학부 졸업 스튜디오 교수님이셨던 최문규 교수님께 부탁드렸습니다.


Q. 어학 요건이 토플 100 정도로 기억합니다. 토플 100을 넘기면 어학 요건은 크게 부담 가지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최저점만 넘기면 영어 점수가 더 높을 필요는 없는데 저는 겨우 최저만 넘긴 점수로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한 상태로 네덜란드에 가서 내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점점 더 작아졌던 게 제일 후회돼요. 근데 그건 제가 유난히 영어 실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고 또 건축은 언어가 아니더라도 자기 생각을 표현할 방법이 많기 때문에 크게 부담 가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Q. 제가 유럽 유학에 대해 다른 사람은 개의치 않는데 저만 유별나게 궁금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저희는 5년의 교육 후 학부 과정을 수료합니다. 그런데 유럽은 대부분 3+2로 학사와 석사를 진행하고 저희가 석사 유학을 가면 4학년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게 미국과 큰 차이라고 생각하고요. 사실은 때문에 제가 NUS 교환을 갔을 때, 4학년 수업을 들었고, 설계 분반에는 델프트와 ETH에서 4학년 한 학기를 듣고 온 싱가포르 친구들, ETH의 4학년인 스위스 친구들 등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같은 반에서 공부하던 또래 친구들이었는데, 그 친구들이 속하는 교육과정에 들어가려면 저는 5년 교육과정을 마치고 한참 열심히 준비해야 겨우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건축에 투자한 연차가 많이 달라질 수도 있고요. 질문이 조금 이상한데, 그래서 혹시 유럽 석사 학생들의 연령대가 미국 학생들보다 더 어린 편일까요? 학부와 석사 사이 그들도 어느 정도 실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긴 합니다. 혹시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신 적이 있으실까요? 주변에 물어보면 저만 유달리 신경 쓰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유럽 석사 학생들은 확실히 어려요. 유럽 친구들은 만으로 22~23살이 많았어요. 학부를 3년만 하고 우리와 같은 수업을 듣기에 그 친구들의 툴 사용이 서툰 면도 있고 다양한 레퍼런스나 건축가들에 대한 지식이 조금 떨어지는 면도 있어요. 근데 대학원인만큼 다양한 나이 때의 친구들도 많고 실무를 하고 와서 정말 잘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놀랐던 건 처음 대학원 생활을 시작할 때 많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유럽 친구들이 졸업할 때쯤 되면 놀라울 정도로 많이 성장해 있는 게 보였어요. 사실 네덜란드에서 공부하는 내내 다른 친구들의 나이에 대해서 물어볼 일도 없었고 생각할 일도 별로 없었어요. 나이가 중요하지도 않고 그 친구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고 건축에 대한 접근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배워왔던 방법과 많이 달라서 서로를 통해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Q. 마지막으로, 델프트 석사 수료 후 유럽 사무소들에 취직이 열려 있는 편인가요?

델프트 수료하면 첫 1년은 오리엔테이션 비자라고 해서 학교에서 취업 비자를 내줘요. 이 비자가 있는 1년 동안은 그래도 취직이 수월한 편이에요. 근데 오리엔테이션 비자가 끝나면서 회사가 근로자의 비자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는 취직이 조금 어려운 편이긴 해요. 그래도 워낙 유명한 인터내셔널 회사들이 많고 큰 회사들은 한국 프로젝트들을 한두 개쯤 다 하고 있어서 한국인 수요가 있는 편이에요. 그리고 한국인들이 열심히 일하고 툴을 잘 다루는 건 걔들도 알아서 먼저 졸업한 선배들 보면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취업은 하더라고요. 다만 코로나로 인해서 회사들 상황이 안 좋은 건 사실입니다. 남아있는 선배들도 언제 회사에서 정리당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불안해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들 잘 버티고 잘 지내고 있어요. 네덜란드에서 델프트를 졸업한 인재는 어디서든 환영받기에 자신이 얼마큼 열정을 가지고 취업준비를 하느냐가 중요해요.



+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솔직히 미국으로 유학을 갈만한 재정적 환경과 성적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델프트를 선택할만한 메리트가` 있지는 않아요. 저는 미국에 가기엔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고 가끔 미국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고 왜 굳이 네덜란드를 가냐든지 델프트가 뭐하는 학교냐는 얘기를 들으면 아쉽기도 했어요. 인연을 맺게 되는 한국인 학생의 풀의 차이도 크고요. 근데 주변의 평가와 시선을 떠나면 델프트는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고 자신을 성장시키기 좋은 학교예요. 우리나라 인구의 1/3 밖에 안 되는 네덜란드에서 그렇게 많은 인재가 나올 수 있는 건 체계적이면서도 학생들의 개성을 살려주는 교육이 있기 때문이고 델프트에서 공부하면 그 점에 크게 감명받을 거예요. 시간 날 때마다 유럽 곳곳을 여행할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장점이기도 하고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 50 제1공학관 D301호
M: 010-2194-2780  l  Fax : 02-365-4668
E-mail: ysarch@yonsei.ac.kr

Copyright ⓒ 연세건축 총동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