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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건축학도, 16 강정우, 19 강지원

릴레이 인터뷰는 다양한 동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담아냅니다.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싶거나 오랜만에 소식을 묻고, 들어보고 싶은 동문들이 있다면 ysarch@yonsei.ac.kr 혹은 카카오채널 @연세건축총동문회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2021. 02. 연세건축 총동문회 신년하례식에 등장한 19학번이 모두가 탐내던 에어팟 맥스를 쟁취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남매가 같이 연세건축인이더라. 그래서 들어본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정우: 16학번 건축학 전공하고 있는 강정우라고 한다. 동생인 지원이는 19학번 건축학 전공이다. 원래는 4살 터울인데 내가 재수를 해서 3학번 차이이다. 나는 군대를 다녀온 4학년, 동생은 3학년이다.


두 사람 모두 건축과 진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부터 건축학 전공을 하고 싶었나

정우: 원래 꿈이 자동차 디자이너였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 미술 수업이 없어서 미대에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3 때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건축학과가 미대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다. 그리고 당시에 김광현 교수님이 쓰신 ‘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이라는 책을 보고 건축과로 결정을 했다.

지원: 원래는 수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다. 그런데 오빠가 건축학과에 다니다 보니 집에 건축 관련 책들이 많아서 자연스레 건축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건축에 관심이 생기더라.

정우:  돌이켜보면, 부모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기도 하다. 과를 선택할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지금 와서 자주 하는 생각이 있다. 어렸을 때 고택이나 산사나 서원 같은 곳들을 정말 자주 다녔다. 부석사, 선암사, 병산 서원 같은 곳들은 거의 매년 데려가셨다. 유년 시절의 경험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진입 장벽을 좀 낮춰준 덕분에 지금 건축과 생활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 그리고 지금 공부할 때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은 진로에 대한 고민 같은 것들은 있을 것 같은데

정우: 가까운(?) 진로로는...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커서 지금은 유학을 생각하고 있다. 공부를 마치고 나면 사무소를 하고 싶은데 지원이랑 같이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

지원: 나도 아직은 구체적으로 생각해 놓은 건 없지만 학부 끝나면 오빠랑 같이 유학가게 될 것 같다.


부부 건축가는 있어도, 남매 건축가는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유학을 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흔한 경우는 아닌 것 같다. 

정우/지원: 사실 같이 사무소를 하는 건 부모님이 항상 재미 삼아 이야기한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같이 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 같다.


둘 모두 건축을 전제로 한 진로를 결정했다.

설계를 즐겁게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우: 이런 말 하면 친구들이 변태 같다고 할 것 같긴 한데.. 나는 항상 재미있게 하는 편인 것 같고, 확실히 학년 올라갈수록 관심이 생기는 분야도 조금씩 달라진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래서 좀처럼 잘 질리지 않는 느낌이다. 특히 최근에는 성주은 교수님 수업 들으면서 urban design을 처음 접해서 조금씩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지원: 1학년 때는 사실 별로 흥미를 못 느꼈는데 2학년 되면서부터 재미있어진 것 같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수님께서 알려주시는 것도 많아지고 배우는 영역도 확장되는 것 같더라. 현재 듣는 수업 중에서는 설계가 가장 재미있고 나도 열심히 몰입하고 있다.


남매가 같은 공부를 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가

정우: 내가 아무래도 학년이 하나 높다 보니 수업에 대한 후기나 팁을 알려주는 편이다. 그런데 컴퓨터로 하는 설계 작업은 동생이 더 잘 다룬다. 그래서 툴을 다루는 것들은 내가 동생한테 배우고 있다.

지원: 전공과목 같은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학년이 다르다. 통학은 함께 하고 있는 건가

지원: 집이 원래 분당이었다. 그런데 둘 다 신촌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며 부모님이 근처로 이사를 결정하셨다. 그런데 작년 코로나가 터지며 이사 후 계속 원격 수업만 하고 있다. 

정우: 잠깐 설계 대면 수업 이후 공대 확진자 발생으로 계속 비대면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이사 온 덕분에 도서관이 가까워 도서관을 정말 많이 애용하고 있다. 희귀한 건축 서적도 많아서 재미있게 지내는 것 같다.


남매가 설계를 하면 집에서 공간도 막 만들어 두고 같이 할 것 같은데

정우: 서로의 설계에는 일절 관여를 안 하는 편이다. 사실 다른 과목들은 서로 얘기하고 하는데 유독 설계는 의견 교환을 안 하는 편이다.
집을 이용하는 방법


이유가 있나

정우: 내 생각엔 우린 스타일 차이가 있다.


어떤 스타일 차이인가

정우: 굳이 말로 나누자면, 나는 거칠고 투박한 것들에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요즘에는 스위스 건축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반대로 동생의 경우 사나, OMA처럼 깔끔하고 programatic 한 것들을 좋아 하는 것 같더라.

▲ 16 강정우의 작업들


▲ 19 강지원의 작업들


그런데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 지원의 경우 한 차례도 함께 사무소를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 오빠가 김칫국 드링킹 한 것 같은데 맞나

지원: 맞다. 나는 아직 별 생각이 없다.


둘 모두 유학을 고려하고 있다. 막연하게 유학을 가야지 정도 인지 구체적으로 준비 중인지 궁금하다.

정우: 나는 꽤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주로 대부분의 정보를 콜롬비아에서 공부하고 있는 형[12학번 황유진]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 진학은 미국에는 하버드, 콜롬비아, 유럽에는 영국 왕립 예술학교에 관심이 있다. 물론 희망사항이지만.

지원: 나는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은 한 적 없지만, 미국이나 프랑스로 유학을 가고 싶은 상태이다.


설계를 하며 어려운 부분이나 고민이 있나

정우: 나는 최근 가치판단을 하는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내가 신입생일 때만 해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가 그 동네의 역사성이나 추억을 무시했다고 엄청 욕을 먹었던 거로 기억을 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 내가 느끼기에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되더라. ‘과연 어떤 건물을 판단할 때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고 판단해야 하는가’와 같은 고민이 든다. 

지원: 설계할 때 아직 구조를 같이 고려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예를 들어서 프로젝트에서 ‘캐노피 공간을 만들면 구조적으로 안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기둥을 어느 위치에 몇 개를 놓아야 될까’에 대한 고민이다.


설계할 때 지금 하는 고민들이 영향을 주지는않나

정우: 있더라. 최근엔 이런 고민이 설계 스튜디오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더라. 저학년 때는 교수님 크리틱을 듣고 고쳐 나가는 식으로 했다. 지금은 교수님 크리틱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조금 더 생각을 해보는 것 같다. 생각을 할수록 모르는 게 많기에 답답하기도 한 것 같다. 다만, 덕분에 이론서들을 찾아보고 개인적으로 성장은 하게 되는 것 같다.

성장을 통해 여유로운 프레젠테이션 가능


두 사람은 어떤 식으로 건축과 친해지고 있나

정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론서들을 더 찾아보고 건축가들의 도록도 많이 보게 된다. 사회적인 이슈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결국 설계를 위해 설계나 건축이 아닌 것들에 대한 공부도 하게 되더라.

지원: 우선은 구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스튜디오에서 교수님이 그때 그때 구조 관련해서 알려주는 것들이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따로 책을 찾아보면서 모르는 것들을 알아가는 것도 좋더라.


학교에서 동아리 같은 것들은 하고 있나

정우: 중앙동아리는 하지 않고 있다. 학과에서는 21년도 형 학회장 하고 있다.

지원: 1학년 때 상경대 밴드 동아리랑 형 학회를 했었다. 하지만 작년에 비대면 되고 나서는 하고 있지 않다.


상경대 밴드를 한 건 특이하다. 밴드를 꼭 하고 싶었던 건가

지원: 새내기 때 갑자기 밴드에 관심이 생겨서 동아리 들어가려고 드럼을 배웠다. 그런데 활천에 떨어져서 상경대 밴드로 갔다.

뮤직 이스 마이 라이프.


최근 ‘형’ 인스타그램이 활발하더라. 직접 운영하는 건가

정우: 맞다. 1월 말부터 줌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매주 이야기 한 내용을 정리해서 내가 올리고 있다. 올해 형에서 설계 외에도 건축 관련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서 여러 학년, 학번 친구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조만간 우리가 이야기한 것들을 모아둔 링크를 형 인스타그램에 띄울 계획이다. 모두 팔로우 누르고 좋은 인사이트 가져가길 바란다.


‘형’ 원로 선배들에게도 시원하게 한 마디 부탁한다.

정우: 안 그래도 우리가 2학기에 소책자 발행을 기획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가난한 대학생들에게 허락된 예산이 많지 않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정말 예산이 없다. 선배님들 금전적 후원도 너무 좋고, 관심이 가득 담긴 지원도 좋고. 

장난이고 사실 많은 정보만 얻을 수 있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유학에 관심 있는데 정보가 부족한 친구들이 많더라.


지원은 혹시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것이 있나

지원: 이미 에어 팟 맥스로 과분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정우: 맞다. 내가 받은 것도 아닌데 그날 내 카톡이 불이 났었다.


마지막이다. 두 사람 목표나 꿈같은 것이 있나.

정우: 일단 건축가가 되고 싶다. 그리고 오글거리는 말이긴 한데, 죽기 전에 ‘아 쓸만한 건축가였다’는 생각이 들도록 살아가는 게 목표이다.

지원: 내가 살게 될 집을 직접 설계해보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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