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치대의 꿈을 찾다. 14 장혁주

릴레이 인터뷰는 다양한 동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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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결국 건축공학과 표지에 사용되지 못했다. 이중 5명은 학부에 온힘을 쏟아버린 이유인지, 거짓말처럼 건축을 떠났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14학번 건축공학과 장혁주입니다. 저는 21년 2월에 졸업을 했고, 바로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서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이에요.


치대는 언제부터 고민하셨던 거예요?

학부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었는데, 군생활을 할 때 군의관님이랑 같이 생활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 건축 전공이 나랑 찰떡인 느낌은 아니라, 고민이 많던 시기였거든요. 그때, 군의관님 영향을 받아서 처음 의치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군의관님이 어떤 이야기를 했던 건지 궁금해지네요.

우선 사람을 치료한다는 직업이 갖는 매력이 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이 갖는 '여유'에 대해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나중에 제 삶에 있어서 ‘하는 일(직업)’이 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싫었어요. 그래서 그 여유가 더 매력적으로 들렸던 것 같아요.

공부할 때는 어떤 진로보다도 공부할 게 많고 힘들지만, 나중에 직업생활을 하며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갖는 이점들이 크게 와닿았어요.


전공이랑 잘 맞지 않는 기분을 언제 느끼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레고 같은 손으로 무언가를 다루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그리고 아버지께서 건축업에 종사하셔서 건축공학과를 선택하는 데에 큰 망설임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건축공학과에 진학했을 때는 “내가 이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야 한다.”는 부담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학부생이었지만..ㅎㅎ)

전공에 혼란이 오던 시기, 서양건축사 답사지에서 건축가 체험을 해봤다.


그래서 5년제 건축학을 생각하고 입학했지만 2학년 2학기 때 차선으로 4년제 건축공학과를 선택하게 됐어요. 하지만 건축공학은 공학의 한 분야였고, 제 적성과 일치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 채 군대를 가게 됐어요.

그렇게 막연한 고민과함께 전역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전역하고 바로 의·치전 준비를 시작했던 걸까요?

아니요. 전역 이후 알아보니 당시(2018년)에 의·치전이 많이 사라지던 시기였어요. 1, 2학년 학점이 정말 낮아서 엄두도 나지 않았고, 학부도 2년이나 남았었고요. 그래서 우선은 학교를 열심히 다녔어요.

물론 ‘그래도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학점관리라도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으로 3학년 땐 전공 공부에 집중했어요. 복학생 버프로 학교 성적이 잘 나오기 시작하니 ‘뭐든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학부 3학년을 마치고 치대에 가고 싶다는 의지가 확고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4학년을 다니며 치전 입시 준비 vs 1년 휴학하고 수능을 봐서 다시 치대 가기’ 두 가지 중 고민하다가 수능을 선택했어요. 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결과는 어땠나요

1년 휴학하고 20 수능을 봤는데, 결과는 국어(누군가에겐 언어영역)를 망했어요. 요즘 수능 국어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4학년으로 복학하면서 의·치전 입시를 같이 준비했습니다. 정말 운 좋게 초시에 합격을 했고, 지금 전남대 치전에 오게 됐어요.


그런데 의·치전은 원래 같이 준비하나요?

예전에는 의전은 MEET 치전은 DEET 이렇게 시험 자체가 달랐어요. 지금은 의·치전 입시가 막을 내리면서 MDEET라는 시험으로 통합됐다고 들었어요. 의과전문대학원 2개와 치과전문대학원 3개만 남아 있는 상태라서 길이 넓지는 않고요.


지금은 의치전문대학원 자체가 바늘구멍처럼 느껴지는데 맞을까요?

전체 TO가 어느 정도인 거예요?

예전 입시는 ‘학사편입’ 제도가 있어서 지금보단 TO가 훨씬 많았어요. 제가 진입할 때는 다 사라지고(학부로 전환) 뽑는 인원이 훨씬 적어졌고요. MDEET 응시생은 1600명 정도 됐는데, 최종 진학하는 사람은 200~250명 정도? 아마 허수도 꽤 많았을 거예요.


그래도 엄청난 경쟁률이네요. 초시에 합격하셨는데, 어떻게 준비했던 거예요?

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초고효율)

의·치전 입시는 가장 중요한 게 학점(+스펙), MDEET, TEPS 세 가지예요.

학점은 최대한 올리고 싶어서 입시를 준비했던 4학년 1학기에도 21학점을 들었어요. 1, 2학년 때 시험 전날 술을 먹지 않았더라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그 와중에 해야할 건 다 했다. 공학종합설계 완수


TEPS는 2~3개월 바짝 해서 목표하는 점수까지 최대한 올렸고, 다행히 3개월 차에 목표한 정도 점수가 나왔어요.

MDEET는 4학년 1학기 중엔 하루에 4시간 정도 시간을 투자했어요. 그리고 종강하고 7, 8월은 풀타임으로 공부를 했고요. 그중 일반생물은 화학보다 양이 훨씬 많아서 단기간에 암기할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어요. 그리고 두 달간 화학만 집중해서 팠고요. 가성비 좋은 화학으로 생물을 커버해서 총점을 최대한 높이자는 전략이었죠. 

결과는 화학은 정말 잘 봤고, 생물은 평균 한참 밑의 결과가 나왔어요…ㅋㅋㅋㅋ 총점은 절대 높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들인 시간에 대면 만족할 만한 점수였던 것 같네요.

* 학점은 gpa 94 정도 / teps는 489점 / mdeet 110점 내외

(학점은 1~2학년 90이 안되었으나, 3~4학년은 98~99)


같이 다니는 동기들은 나이가 엄청 다양하겠어요

동기 중에서 절반은 예과에서 본과로 와요.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치전원으로 진학하고요. 치전원 입학생들은 80년대생~98년생까지 다양해요. 제 나이(94년생)는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이제 새로 진학한 지 2년째 시작됐는데, 지금 하는 공부는 어때요?

학부 때보다 주어진 공부량은 훨씬 많다고 느껴져요. 수학이나 물리처럼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외워야 하는 공부들이기 때문에 초반에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지금은 나름 적응했고 열심히 해보는 중입니다.

치아석고깍기 실습에서 건축학도의 위험을 선보여 A 취득


치과전문대학원도 실습이 많이 필요할 거 같은데 원격 수업을 하나요? 

대면과 비대면을 섞어서 하고 있어요. 저희 학년의 경우 대체로 이론 수업은 비대면, 실습수업은 대면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어떤 고민이 있나요?

남들과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비록 제 진로는 정해졌지만, 평범한 치과의사로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남들과 다른 치과의사가 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 나날이에요. 

하지만 현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2학년이라 어떻게 살아야 이번 학기 시간이 빨리 갈까? 시험공부는 어떡하고 실습은..? 이런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거 같네요..ㅎㅎㅎ


지방에 내려가 있으면 즐겁게 학부 생활한 친구들을 보는 게 힘들겠어요.

친한 친구들이 모두 다 서울에 있어서 작년엔 자주 놀러 갔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서울에 향수병 걸린 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여기 와서 좋은 친구들을 정말 많이 사귀어서 행복한 것도 있어요. 결국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해보는 두 번째 대학생활 중이죠. 나름대로 행복한 대학생활 2회 차 in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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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학부 생활에 아쉬움은 있나요?

연대 생활은 정말 행복했어요. 송도 생활, 축제, 일일호프, 아카라카, 연고전 등 모두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추억들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교환학생을 가지 않은 것이에요. 아메리칸드림이 있는데 다시 연대로 돌아간다면 교환학생은 진짜 꼭꼭 준비해서 다녀오고 싶어요. 


마지막입니다.

지금 의·치전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도망쳐서 도착한 곳엔 낙원은 없다. 

막연한 마음으로 도망치듯 의·치전에 온다면, 여기도 불행한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내가 왜 이 길을 가고 싶은 지 깊게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확고한 꿈이 생겼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바늘구멍이라지만 그 바늘구멍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사람도 적기 때문에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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