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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 전공이 하버드 GSD를 나와 기계를 만든다고? 09 이준행

릴레이 인터뷰는 다양한 동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담아냅니다.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싶거나 오랜만에 소식을 묻고, 들어보고 싶은 동문들이 있다면 ysarch@yonsei.ac.kr 혹은 카카오채널 @연세건축총동문회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일단 자기소개부터!

09 학번 이준행, 한때는 정말 건축이 내 삶이었지만 지금은 80% 탈건상태야. Computational Designer / engineer 포지션으로 철판 가공 기계를 만드는 스타트업 Figur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80% 탈건이면 20%는 건축이랑 연관이 있는 거네. 어떤 부분에서 연관된 일을 하고 있어?

회사에서 만드는 기계가 타깃으로 하고 있는 산업군 중 하나가 건축 및 인테리어 분야야. 다양한 건축 패널 곡면 디자인 및 제작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내가 건축학을 공부하면서, 또 건축업에서 일했던 경험들이 줄곧 기계 개발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그리고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데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전에 Grasshopper로 소프트웨어 프로토 타입도 만들고 있고. 물론 회사에서 생각하는 타깃 산업군은 건축 말고도 자동차, 항공, 제조 산업 등 다양해지긴 하지만.


학교 다니던 시절부터 짚어보자

처음 건축과는 어떻게 오게 됨?

어릴 때부터 손으로 직접 만드는 거를 좋아했어, 그냥 막연히 세상에서 제일 큰 거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 보니 건축과를 오게 된 것 같아. 사실 고등학교 때는 의류학과도 가고 싶긴 했는데, 당시에는 이런 모든 생각들이 사실 막연한 생각이었지. 건축과에 오게 될 때는 건축이 무언지 1도 모르고 왔다고 해야 하나


건축과에 와서 건축에 대해 알아가면서는 전공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해?

응. 건축 자체는 인생에서 한 번쯤 배울 가치가 있는 학문 같아. 설계과정에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만들고 발표하면서 내 생각을 남한테 설득시키는 훈련은 어느 분야에 가서도 잘 쓸 수 있는 능력인 것 같고. 

그리고 나 같은 경우는 건축에 빠지고 나서야 안도 다다오, 사나 프랭크 게리, 산티아고 칼라트라바 등 좋아했던 건축가들의 건축물을 보기 위해 방학 때 해외에 계속 여행 다녔어. 그렇게 다니면서 안목도 높아진 것 같고 또 여러 문화를 접하면서 내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데 관심을 갖게 해 준 것 같아. 건축이 아니었다면, 그냥 평생 한국을 나가볼 생각을 안 하고 살지 않았을까. 건축을 참 좋아하고 설계에 시간을 많이 쏟았는데, 다시 1학년 때로 돌아간다면, 설계 외에 다른 과목들도 좀 더 열심히 할걸 이라는 생각은 들어.  

그의 졸업설계.  『콘크리트의 맨얼굴』


너는 설계스튜디오에 엄청 몰입했던 편인가? 

나름 그랬던 것 같아, 밤도 많이 새웠고, 설계 전수업이나 다음날 있는 아침 수업은 자주 지각하거나 결석했던 것 같아. 성적표 보면 설계 스튜디오는 다 A 나 A+인데 나머지 과목에는 C도 좀 있고 그래. 


다른 과목을 열심히 할거 같은 건 어떤 이유야?

건축학 수업들도 공학 쪽 지식을 배우는 수업들이 꾀나 있었고, 나름 머리가 그나마 똑똑했을 때 하면 잘했을 것 같은 과목들이 많잖아. 구조, 수학, 역학 관련 수업들. 그런 수업들도 다 엄청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수업들이라는 걸 지금 느끼는 것 같아.

그때 그런 수업들을 잘 듣고 내가 그런 공학 쪽 분야에도 관심을 더 가지고 잘했다면 디자이너로서 더 자유로운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거지. 뭔가 생각하는 대로 다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땐 ‘디자인’에 엄청 몰두했는데, 지나고 보니 결국 디자인에 자유를 주려면 역학이나 공학 분야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는 건가?

나는 그렇게 느끼고 있어. 지금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공학 정보처리를 아주 열심히 들었을 것 같고 컴공과 수업도 선택과목으로 듣지 않았을까 싶어. 컴퓨터 공학 관련된 수업들은 지금은 혼자 독학하며 즐거움을 느끼는데 그때 좀 더 머리가 말랑했을 때 취미로 이런 걸 공부했어야 하는데 생각이 드네.  


지금은 디자이너가 아닌 엔지니어의 길을 걷는 건데, 설계 스튜디오에 집중했던 본인이 엔지니어가 되게 된 계기가 있나? 

비록 내 일을 규정하는 분야나 직책은 달라졌다 해도, 나는 한결같이 하나에 일을 했다고 생각해. 항상 직접 만질 수 있는 오브제를 만드는 일. 그렇기 때문에 설계 스튜디오를 듣던 학생이 엔지니어가 되는 과정이 딱히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은 아니야. 난 그때부터 지금 까지 어떻게 하면 더 원하는 형태를 잘 만들지 고민하고 만들어 내는 사람 같아.

그래도 어떤 계기가 있다면 하면, 어쩌다 하게 된 그래스호퍼가 너무 손에 잘 맞았다고 할까? 내가 짜는 그래스호퍼 스크립트가 디자인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느꼈거든. 그 순간부터 뭔가 크로키 북에 그림을 그리는 빈도보다 어떻게 코드를 짜야하는지 고민하고, 그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빈도가 높아진 것 같아.

엔지니어로 변하게 된 계기


졸업 설계 후에 그러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만 했겠구나

진로를 모색할 틈이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 졸업학기 때까지도 취업에 대한 생각보다는 지금 하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더 잘할지에 더 몰두했던 것 같아. 항상 공 A 5층 캐드실에서 그래스호퍼 스크립트를 짜고 있었지. 그 당시에 연대 건축 후배들과 UAUS 파빌리온 출품을 하고 있었어. 모두 디자이너이다 보니까 사실 디자인 과정에서 디자인 변동이 많았거든. 한 변 변동할 때만 다 필요한 건축 예산, 자재 물량 등 모든 게 다 변했었고. 그 과정을 자동화하고 싶어서 맨날 캐드실에서 메뚜기 하면서 코드를 짜던 게 내 졸업학기였어. 그때 그걸 이강 교수님이 자주 보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불쑥 오시더니 "이런 거 맨날 하는 회사가 있는데 관심 있니?" 하고 명함을 주고 가셨어.

그렇게 Syntegrate라는 회사에 들어갔고 자연스레 계속 건축분야에서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일들을 시작하게 되었어. 지금 보면 다행히 운이 좋게 별 어려움 없이 스무스하게 첫 직장을 구한 것 같아.

첫 직장을 결정한 일


Syntegrate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관심 있던 분야와 맞아떨어졌었나?

회사에서 다양한 일을 수주했는데, 다행히 내가 맡은 일의 절 반 이상은 너무 잘 맞아떨어졌어.

보통 건축 파사드에 들어가는 비정형 패널을 제작하는 공장이나 디자이너를 서포트하는 일을 했어. 서포트라 하면 모든 파사드 부재 하나하나가 만들어질 수 있게 디지털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이 기계를 통해 제작이 가능할만한 데이터를 만드는 일이었어. 3년 일하면서 한국이랑 일본에 6개 정도 소위 이상하게 생긴 디자인의 건물 작업에 참여했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었지.


일을 하면서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엄청 잘 맞았나 보네.

응. 하지만 재미있었다고 힘들지 않았던 건 아니야. 정말 바쁠 때는 4층에 오피스에서 일하다 밤 10시에 2층에 있는 조용한 바로 노트북 들고 자리를 옮겨서 새벽 2-3시까지 일했던 적도 종종 있었네.

그리고 이때 공장 사람들과 일하면서 공장에 있는 이상한 특수 기계들을 많이 봤는데 그때부터 기계가 멋있어 보이고 나도 저런 거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계기인 것 같아


업무 강도는 또 높은 편이었나 보네? 

업무강도는 자발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부족해서 태스크를 처리 못해 다른 사람이 대신해주거나 하는 게 너무 싫었거든. 그래서 자기 계발 차원으로 일을 했어. 그 덕에 자발적으로 일을 많이 했던 것 같아. 회사에서는 내가 일을 더하든 말든 별로 신경 쓰진 않았거든. 


그곳을 다니다 유학을 결심한 거지? 일을 해보니 더 공부해보고 싶은 게 생긴 건가?

유학은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조금씩 생각이 있었는데, 그냥 그걸 실천한 게 실무 3년 후라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아. 유학에 대한 막연한 생각도 실무를 하면서 어떤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은지 더 구체화되기도 하였고. 또 세계에 있는 나랑 비슷한 사람들을 더 만나고 싶은 생각들도 실무를 하다 보니 더 많아졌어. 그리고 뭔가 더 늦으면 유학을 가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


유학 선택이 너로선 오랜 과업 같은 거구나?

그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네. 인생에 체크리스트 중 하나 그냥 한 것 같아.

마치 배낭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부터 비롯돼 준비해서 떠나는 것처럼 말이야. 그저 나도 외국에서 공부해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있었어. 그래서 여기라면 공부 진짜 해보고 싶다 는 곳을 찾은 후에는 그냥 준비해서 간 거지.



공부를 해보고 싶던 곳은 어떤 곳이야?

디자이너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손수 커스텀 기계까지 만들어 내는 일들을 하는 석사 과정을 가고 싶었어. 나는 당시에 판형 재료를 가공해 3차원 형상을 만들어주는 철판 접는 기계를 만들고 싶었었고. 그래서 사실 내가 공부를 해보고 싶던 곳은 MIT였어. 하지만 어드미션 결과가 좋지 못했고 옆 학교인 하버드로 가게 되었지.

내가 2년간 공부한 곳은 Harvard GSD에 속한 Master of Design Studies라는 과정이야. Master of Design Studies를 흔히 MDes라고 부르는데 그 안에도 세부 전공들이 많아. 나 같은 경우 Technology에 속했고. 본인이 스스로 2년간 자율전공처럼 자기가 필요한 과목을 정하고 듣고 졸업작품을 하면 되는 과정이야. 옆 학교인 MIT 수업도 들을 수 있었고. 다만 스튜디오는 제외. 스튜디오는 우리 과정은 하지 않아. 그게 내가 원했던 거기도 하고.


건축과 출신들은 스튜디오를 가는 게 아무래도 보편적이지 않나? 

그게 보편적인 것 같아. GSD에서는 스튜디오를 하는 과정이 대부분이고 보통 유학을 생각하는 한국 건축학도들은 많이들 M.Arch 과정이나 다른 스튜디오 과정에 지원하는 것 같아. 그런데 GSD에 스튜디오 과정의 경우는 비 건축과 출신 학생들도 많아. 내가 알고 지냈던 친구들만 봐도 컴공/인류학/미술사/공공보건/물리학 등등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얘들이 많았네.


그러면 실제 너의 전공 구성원들의 학부 배경은 어떻게 되어 있어?

반면 내가 한 MDes는 보통은 건축학을 한 친구들의 비율이 더 높은 것 같아. 보통 건축 공부하고 일도 2-3년 하고 와서 건축+(무엇)을 해보고자 (무엇)을 연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지. MDes Technology 내 동기들 같은 경우는 건축과 심리학, 3d printing, robotics, art 등을 융합하려고 했는데, 80% 정도는 학부 배경이 건축과였어.

건축+


결과적으로 유학은 만족스러웠어? 어때?

나는 만족스러웠고 좋은 경험이었어. 똑똑한 소수들을 보면서 자괴감도 많이 느끼고 겸손함을 배웠지. 같이 늘 밤새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도 소중했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유학이 금전적으로는 가치가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예를 들어 GSD 같은 경우 연대 건축에 비교해서 학비만 보면 5-6배 정도 할 테지만 교육의 질,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의 실력이 그만큼 배가 되지 않고, 또 졸업 후에 남들보다 금전적으로 더 버는 건 (아직은) 아니니까.


특히 GSD는 외국인들에게 주는 장학금도 많지 않은 편이잖아?

응 맞아. GSD 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장학금이 많이 궁금하겠다. GSD에서 장학금은 첫 째 디자인을 하는 학교라 돈이 없어서 주지 않고, 둘째 외국인이라 더 주지 않는 것 같아.


더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나?

내가 당시에 다닐 때 GSD에서 근로를 하면 시급이 $17이었던 반면에 공대는 한 $25-32 정도 줬던 것 같아. 공대에서는 한 학기 한수업 조교를 하면 월 $1000불은 벌어서 매달 매달 랜트라도 낼 수 있는데, GSD에서는 한 학기 조교를 해도 $1000 남짓 받을 거야. GSD에서 조교를 해서 생활비에 보탬이 되느니, 조교는 정말 교수님과 가까워질 정도로 최소 만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해서 생활비 쓰고 시간 아껴 공부하는 게 더 이득인 것 같아.

나는 운 좋게도 두 번째 해부터 공과대학에서 GSD와 함께 하는 연구에 참여해서 공과대에서 장학금을 받았어. 공과대학에서는 쉽게 쓸 수 있는 금액의 장학금이 GSD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그리고 GSD는 인터내셔널 학생들에게 학비를 받아 학교를 운영하고 미국인에게 장학금을 주는 게 너무 당연시되어 있는 것 같아. 2019년 입학 당시에 외국인 비율은 45% 로 거의 절반이었어. 미국 시민권자이거나 그린카드를 있는 학생은 반액 장학금은 그냥 기본적으로 받고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어. 그래도 집안 사정이 어렵다고 밝힌 인터내셔널 학생들에겐 1년에 만불 장학금을 주긴 해.


그런데 현실적으로 대부분 유학을 선택하려면 자금을 스스로 아니면 집에서 준비가 가능해야 하잖아?

그래서 GSD의 한국 학생들을 보면 내가 느끼기에 소위 '넉넉한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현실적으로는. 하지만 한국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아오는 사람들도 왕왕 있고, 학자금 대출받아서 다니는 사람도 있고, 늘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정말 원하고 노력하면 자금이 준비가 안 되었어도 여기서 공부할 수 있어.


보스턴 생활은 어때? 살기 좋은 동네라고 할 수 있나.

나에게는 더없이 좋았어. 할 게 딱히 없거든! 학교 집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단순한 생활을 하기에 아주아주 좋은 곳이야. 적당히 산책하기 좋은 찰스 강가도 있으니까. 새벽 3시에 집에 가도 안전하고 하버드에서는 저녁 7시부터 새벽 2:30 분까지 집에 데려다주는 서비스가 있어. 우버처럼 내가 부르면 부르는 곳으로 와서 픽업해서 집 앞에 데려다줘.

겨울이 매우 길다는 큰 단점도 있어. 한겨울에는 해가 3시 반이면 져 우울하고 거리에 항상 눈과 녹은 눈이 쌓여있어. 또 밥집과 술집, 슈퍼 모두 일찍 닫아서 신촌에 명물거리 같은 느낌이 나는 동네는 거의 없지.

이것이 진짜 보스턴


정말 공부를 하기엔 최적의 동네였네

응 근데 만약 건축학도라면, 뉴욕으로 가는 것도 매력적인 것 같아. 많은 연대 친구들도 뉴욕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걸로 알고 있어. 맨해튼 자체가 건축공부에 있어 교과서 같은 곳이니까 거기가 오히려 건축 공부하기에 최적일 수도 있고! 살면서 건축을 배우기에는 맨해튼 만한 데가 없지 않을까 싶네.


그러면 그곳에서 2년의 시간을 보내고 Figur에 취업을 하게 된 건가?

3년. 2년 동안 공부하고 졸업하고 나서 학교에서 1년 더 머무르면서 연구하고 학생들 조교를 하는 연구원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 걸 했어. 공대에 포닥 같은 거야. 그렇게 연구원을 하다가 또 여기 교수님의 소개로 Figur라는 스타트업에 들어가게 되었지.

내가 엔지니어다


지금 하는 일은 잘 맞는 것 같아? 어때?

응 잘 맞아! 학교에 다닐 때와 거의 똑같이 생활을 하고 있어. 회사에서 철판을 눌러서 3차원 곡면을 만드는 기계를 만들고 있는데, 매일 그 기계를 테스트하고, 코드를 수정하는 일을 해. 새로운 철판 버전의 3D 프린터를 만들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


혹시 너처럼 설계스튜디오가 아닌 세계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솔직히 그런 사람 엄청 많지 않나? 다들 똑똑하고 잘 갈길 찾아가는 사람들이라 딱히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없어. 다만, 본인이 지금 속해 있는 전공, 교육환경과 많이 다른 무언가를 꿈꾸고 있다면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빨리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

아직 학교에 있는 학생이라면 관심 있는 분야 전공 수업도 어떻게든 시간 내서 수강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 난 아무도 듣지 않던 컴공과 수업을 가서 들었던 게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거든.


이제 마지막으로, 너는 15년을 계속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엄청 다이내믹한 시간을 보낸 셈인데. 앞으로의 계획은 뭐야?

더 똑똑해지고 나중에는 내 회사를 차리고 싶어. 지금 이 회사에 들어온 이유 중에 하나는, 회사 대표가 꼭 이준행의 10년 뒤 모습 같았어. 대표도 건축 설계를 전공한 사람이야. SOM / Gehry에서도 일했던. 그런데 혼자 차고에서 재미있어서 혼자 만들던 기계를 가지고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세운 거고.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그래서 지금 집에서 이것저것 해보려고 작은 공간을 만들어 하나둘씩 필요한 기계들, 철물들, 전기부품들을 만들고 모으고 있어. 새로운 방식에 3차원 형상 제작 기계를 만들어서 연세대와 GSD를 포함해 전 세계 건축과에 팔아야겠어. 또,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빠가 되는 일도 노력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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