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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가 하고 싶어요, 오스틴의 박사과정 08 박상욱

릴레이 인터뷰는 다양한 동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담아냅니다.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싶거나 오랜만에 소식을 묻고, 들어보고 싶은 동문들이 있다면 ysarch@yonsei.ac.kr 혹은 카카오채널 @연세건축총동문회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외국 냄새 나는 사진을 달라고 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건축공학과 08학번 박상욱입니다. 2014년도에 학부 졸업을 하였고, 2016년 박효선 교수님의 지도 아래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현재는 미국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구조 공학(Structural Engineering) 전공으로 4년 차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바로가기


구조 관련 진로를 결정하게 된 건 처음인가요?

학사 졸업 마지막 학기에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복학 후 4학년을 보내며 다른 동기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취업을 생각하고 있었고, 그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동시에 내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할 수 있었어요. 그때 무엇보다 제가 정말 즐겼던 분야가 구조였다고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렇게 공부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즐거웠을지 궁금하네요.

실제로도 즐거웠어요. 우선 다른 연구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수치적인 답을 제시하는 연구를 하는 과정이 매력적이었어요. 구조는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들을 다루고 있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변수들을 어떻게 고려하는지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지는 거죠. 이러한 점들이 제 관점에서는 재미있었고, 더욱 깊게 공부를 해보고 싶었어요. 


구조 연구의 매력이 뭔가요?

기본적으로 구조는 안전성(safety)과 안정성(stability)이라는 기본 철학을 배제하고는 존재할 수 없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구조 계산을 통해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해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했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나왔던 대사 중 하나인데, “구조 설계는 외력과 내력의 싸움” 저는 이 말이 엄청 와닿기도 하고 흥미롭더라고요.

남들과 결이 다른 나만의 명장면들


유학을 결심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웠을 수 있겠네요. 언제 처음 유학을 결심했나요?

석사과정 1학기 또는 2학기 그 중간 어디쯤.

일단 개인적으로 저는 집 밖의 다른 세상이 궁금했어요.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원대한 꿈은 없어요. 그저 책 또는 논문으로만 접해왔던 연구자들의 얼굴이 궁금했고, 목소리가 궁금했고, 성격은 어떠하신 지 너무나도 궁금했던 거죠. 또 상상 이상으로 큰 스케일의 실험도 경험해보고 싶었고, 구조 공학 관점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방향도 궁금했고요. 


실제로 연구자들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었나요.

대부분은 서로 알고 있어서 제가 특정 교수님과 연락을 취하고자 한다면 쉽게 연결이 가능할 정도의 네트워크가 잘 형성이 되어있어요. 물론 지도교수님을 통해서요.


유학을 준비하던 과정이 궁금한데, 어느 정도 준비가 필요했나요?

1년 정도를 준비한 거 같아요. 석사 학위를 마치는 시기가 여름이었는데 대학원 지원 일정과 시기적으로 애매하게 물려 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석사 후 연구원 신분으로 그동안 진행해왔던 연구들을 저널에 게재하면서 동시에 유학을 준비했어요.


또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미국에서 학부 졸업을 하지 않았다면, 필수적으로 영어 시험인 TOEFL과 GRE 시험을 치러야 해요. 그리고 최소 3개의 추천서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는 교수님께 부탁을 드리고, 경우에 따라 직장 상사분께도 부탁을 드리기도 해요. 동시에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어떤 연구를 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으로 SOP(statement of purpose)라는 계획서 역시 필수로 제출을 해야 하고요. 이는 합격 여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들었어요. 영어 점수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제시한 최소 점수를 만족해야 최소한 서류 탈락(Screening)은 면할 수 있으니 그 부분은 체크가 필요하고요.


그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원하는 영어 점수를 취득하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시험장에 들어가면 모두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홀린 듯 들어가서 똑같이 테스트를 치르고 나가는데, 가끔씩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회의감이 들기도 했어요. 시험 비용이 회당 20만 원 이상이어서 여러 번 치르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고, 규정상 시험을 매주 칠 수도 없어서 2주 또는 한 달 간격으로 응시가 가능해요. 예전에는 일정이 급한 경우에 다른 나라로 가서 시험을 치고 오시는 분도 있었다고 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시험들은 제가 미국 학교 생활에 작 적응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절차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관문 조차도 통과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었다면 아마 저는 유학생활을 잘 해내지 못하고 쩔쩔매면서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의 그 부담감과 스트레스 덕분에 아마도 지금까지 제가 멘탈을 잘 유지할 수 있었던 기반이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지원했던 학교들은 어떤 곳들인가요

Stanford, UC Berkeley, UIUC, USCD 등 좋다는 학교들은 지원을 다 했어요. 연구분야가 맞지 않아서 지원 조차 하지 않은 좋은 탑스쿨들도 많은 게 지금도 아쉬워요.



지금 다니는 학교는 어떤 장점이 있어서 지원했던 학교예요?

텍사스 주를 대표하는 Flagship 대학이에요. 특히 공대 프로그램들이 다방면으로 유명한 학교예요. 훌륭한 교수님들과 슈퍼컴퓨터와 같은 기반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음. 테슬라, 구글, 아마존 등의 큰 기업부터 유망한 스타트업까지 점차 텍사스에 몰려드는 추세라서, 다수의 과에서 큰 기업들과 협업하는 프로젝트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요. 


Civil Engineering 분야의 경우에는 주정부 산하 텍사스 도로 교통국 (TxDOT)에서 텍사스 자체의 인프라에 투자하는 예산이 막대하고, 연구에도 투입이 많이 되어서 학교 자체에서 수주하는 프로젝트의 수가 상당해요. 다른 명성 있는 대학교들처럼 종종 노벨수상자를 배출하고 있고, 풋볼이나 농구, 배구 같은 스포츠에도 굉장히 열정적인 학교이다. 정도로 해볼까요.

큰 규모의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메리트


박사 유학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어요?

정착 초기에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았어요. 현재는 Research Assitantship (RA)를 받으면서 등록금/보험/생활비를 모두 충당하고 있어요. 그렇게 넉넉할 정도는 아니고 딱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정도의 월급이 매달 지원이 돼요. 


보통 박사 유학은 진학 예정인 학교에서 fellowship 또는 RA/TA (Teaching Assistantship)을 통해 발생하는 비용들을 커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은 학과나 지도 교수님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당연한" 관례라고는 보기 어려워요. 분명히 운이나 시기의 문제도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저는 운이 좋았던 거죠.


현지에서 연구하는 데 영어에 대한 어려움은 없나요?

지금은 내가 생각하고 전하고 싶은 내용들을 말하는 데는 문제는 없어요. 하지만 이번 생에 원어민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느껴요. 뉘앙스를 파악하는 거나 세련된 미국식 영어 표현은 공부를 해도 늘 어렵고 늘 새롭네요. 한국처럼 미국에도 매년 새로운 단어나 슬랭들이 등장해요. 그래서 요새는 연배가 좀 있으신 교수님들과 대화하는 것이 좀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중요한 건 바디랭기쥐



대학 생활에 대한 아쉬운 점 같은 건 없나요?

학부 시절, 전공과 관련한 경험을 많이 쌓을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싶어요. 미국에서 지내면서 학부생, 석사 과정생들을 마주할 기회가 많았어요. 가끔 방학 계획 같은 것들을 물어보면, 다들 인턴 기회를 잡든지 아니면 실험실에서 다른 대학원생들 실험을 도와줄 거라는 학생들도 "정말 정말" 많았고요. 본인이 장차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망설임 없이 말하는 모습들도 있어요. 


돌이켜보면 저는 방학 때마다 어디를 놀러 가든지 게임을 한다든지, 과외를 몇 개나 할 것인지 등의 고민이 주였던 것 같은데 말이죠. 그때 당시에 이 옵션들이 저에겐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는 뚜렷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만약 유학을 미리 일찍 더 고민해봤다면 실무 경험이나 학부 연구생과 같은 활동들을 더 많이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여가생활은 조금 있나? 쉴 때는 무엇을 하는지도 궁금하네요.

솔직히 말하자면, 마음만 먹으면 쉬는 시간을 원하는 만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대학원생의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쉬는 시간과 졸업 시기는 반비례한다는 것을 늘 명심하려고 해요.


요새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체육관에 가지 못해서 집에서 운동기구를 구비해서 운동도 자주 하고 있어요. 연구실에서 주로 하는 일이 몸을 쓰는 일이라, 몸이 너무 힘들 때면 보통 집에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고, 가보지 않은 맛집을 가기도 하고요. 주말 같은 경우에는 보통 하는 일이 마트에 가서 장보는 것인데, 운전도 해야 하고 몇 군데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요. 돌이켜보면 주말에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도 있네요.

쉴 땐 쉰다


유학 생활은 단순히 1년 안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여가 계획이나 일일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즐긴다기보다는 살기 위해서라면 여가생활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학위를 따기도 전에 어딘가로 도망을 치거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잃게 될지도 몰라서요.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부분이 있다면?

학교 생활이 길어질수록 단순해지는 것인지 회피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큰 고민은 없어요. 다만, 친구들은 모두 자리를 잡아가는데 나는 아직 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있다는 게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해요. 나이가 들면서 졸업의 압박은 다가오고, 나중에는 무얼 먹고살아야 하지 등의 의식주와 관련된 고민이 커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제 박사과정에 4년 차에 접어들었어요. 우리 학과의 경우에는 보통 5년 차 또는 6년 차에 졸업을 하기 때문에, 저도 그 타임라인에 맞추어서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페이스를 잘 유지하는 게 목표입니다.

앞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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