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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정통으로 맞은 20학번 왕현주의 캠퍼스 라이프

릴레이 인터뷰는 다양한 동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담아냅니다.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싶거나 오랜만에 소식을 묻고, 들어보고 싶은 동문들이 있다면 ysarch@yonsei.ac.kr 혹은 카카오채널 @연세건축총동문회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20학번 왕현주입니다. 현재 2학년 마쳤고, 올해 4월 군입대 앞두고 있습니다.


입학하셨을 때 막 COVID-19가 시작되었네요. 혹시 그때 처음 covid-19가 퍼지기 시작했을 때 어떤 생각이었는지 기억이 나시나요?

2월 가족과 뉴스를 보다가 국내 첫 확진자 소식을 접했어요. 그때까지는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죠. 제 대학생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은 더더욱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송도 기숙사 입사 연기가 발표되면서 점점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저희 학교의 경우 1학년들은 모두 송도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처음엔 기숙사에 몇 주 후에는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국 전 1학년을 통째로 고향에서 보내게 되었어요.


지금은 어디서 지내고 계시죠?

2학년은 서울에서 지냈어요. 연대의 경우 일반 학생들은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해서 저는 신림에 있는 강원학사에서 지냈고요. 강원학사는 학교시설은 아니고 강원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입니다. 1학년을 강릉에서 지내다 보니, 군대 가기 전 2학년만큼은 꼭 서울에서 생활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동기들과도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요.  


학창 시절에 열심히 공부하며 기대했던 대학생활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입학 전 기대했던 대학생활은 어떤 것들이었어요?

단순했어요. 새내기 OT나 새터처럼 새내기를 위한 프로그램에서 과동기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 했습니다. 그렇게 친해진 과 동기들과 송도에서 1년간 후회 없이 놀고 싶었고요. 특히 송도에 대한 로망이 많았습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면서 친구들과 1년 내내 붙어있는 생활이 어떨지 궁금했어요. 술 마시고 싶을 때 함께할 친구가 곁에 있고, 풋살 하고 싶을 때 함께 운동할 친구들이 바로 옆에 널려 있는, 그런 생활에 대한 기대가 잔뜩 있었죠. 한강에 가서 치맥을 먹는 서울 라이프. 


이제는 캠퍼스에서 대면수업을 듣는 것이 로망이 되었네요. 저에게는 일반적인 캠퍼스라이프가 가장 간절해졌습니다..


지금 20학번들은 동기들끼리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제가 느끼기에 20학번은 모래알의 끝판왕 학번이라 할 만합니다. 20학번이 처음 입학했을 때 동기들 간에 접점이 생길 수 있는 행사(OT나 새터)가 전혀 없었고, 1학년 때 교양 위주의 수업만 들을 수 있었어요. 결국 타과 학생들과 섞여서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20학번끼리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했습니다. 선배들의 경우 행사나,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레 접점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만나더라도 동기들이 서로 연락해서 가끔씩 만나는 정도였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는데, 어떻게 하셨나요 

그러다가 2학년이 되면서, 20학번을 위한 정든 내기라는 행사가 진행되었어요. 20년도에 했어야 할 OT를 21년도에 한 셈인데(물론 비대면 행사였습니다), 이때 동기들끼리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1학년은 아예 통째로 강릉에서 지내서 아는 동기가 한 명도 없었어요. 다행히 2학년 때 정든 내기 행사 덕분에 많은 과 동기들을 사귈 수 있었어요. 그래도 대면으로 동기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다 보니 기회가 닿아 친해진 동기들만 자주 보는 게 너무 아쉽네요


19학번이나 21학번들과는 많이 친해지셨나요?

앞서 이야기드린 대로 정든 내기 행사를 하면서 몇몇 19학번들과 친해질 수 있었어요. 직접 21학번 OT를 진행하면서 몇몇 21학번들과 식사를 몇 번 함께한 적은 있습니다. 사실 19학번과 21학번들과 친해졌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네요.


최근 20학번, 21학번분들이 휴학 재수나 타 진로 준비 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네. 20학번 동기들이 반수 준비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어요. 또 얼마 전 교수님과 면담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2021년도 막바지에 학적이 남아있는 건축공학과 21학번이 40~50명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참고로 저희 과 정원은 약 80명 정도입니다. 건축공학과의 경우 1학년을 마치고 전공 신청을 하는데, 그 전공 신청을 한 21학번이 40~50명 정도밖에 안됐다는 얘기죠.


쉽게 생각해보면 나머지 인원은 휴학, 반수, 타 진로 준비 등을 하고 있겠죠. 비대면 생활이 길어지면서 학교와 학과에 소속감을 느끼기 힘들게 되었고, 그 결과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요.


대학교에서 받은 교육에도 궁금증도 생기네요. 학과 교육은 어떻게 운영되었어요?

저희 학교의 경우 1학기, 2학기 모두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업은 동영상 콘텐츠 혹은 줌을 통해 실시간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시험은 제가 종이에 풀고, 스캔을 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송도 RC프로그램 같은 경우도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당연히 대학교에서도 코로나는 처음인지라 학기 운영에 서툰 면이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대책이 전무했고, YSCEC이라는 저희 학교 수업 홈페이지도 자주 렉이 걸렸던 것이 기억납니다.


RC 프로그램이라는 게 조금 낯서네요, 구체적인 과목 설명 가능하실까요

기억나는 RC 프로그램 중에 '러닝 크루'라는 러닝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러닝 어플을 깔고 제가 러닝 한 거리와 시간을 인증하면 활동으로 인정받는 방식이었어요. 저는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러닝크루라는 RC프로그램에 참여했고요. 러닝 어플을 깔고, 제가 러닝한 거리와 시간을 인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RC(residntial college) 프로그램은 학업 이외의 비교과 활동으로, 1학년들이 이수해야하는 패스논패스 과목
RA(residential assistant)선배들이 기획한 여러 프로그램들 중 관심이 있는 프로그램을 골라 일정 횟수 이상 이수하면 패스하는 방식

일어난 거 인증 아닌가 이거..


학교 수업이나 프로그램들을 1학년 2학년 2년 동안 경험해 보셨습니다. 2학년 때는 진행이 좀 나아졌나요?

네. 확실히 학교도 코로나에 적응하면서 비대면 노하우가 생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학년 1학기 때는 학교가 학사일정을 조금씩 연기하면서 학생들이 애를 먹었습니다. 예를 들어 송도 입사를 1주 연기하고, 2주 연기하고, 한 달 연기하고 그런 방식으로 말이죠.


학사 일정이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나 보네요

저와 같이 지방 출신 학생들은 송도 입사만 목이 빠지게 기다려야 합니다. 언제 송도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서울에 자취방을 구하거나 지방학사에 들어갈 수도 없었어요. 하지만 2학년부터는 아예 한 학기 비대면으로 꽝, 못 박고 시작을 했습니다. 덕분에 학생들이 그 학기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강원학사에 들어간 것처럼 말이죠.


수업적으로는 어떠셨나요

그래도 2년 차에 접어들며 비대면 수업도 한층 더 자연스러워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첫 해에는 교수님들도 비대면 수업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수업을 진행하시는 데 어설픈 부분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교수님이 디지털기기 작동에 어려움을 겪으시거나, 터치패드 오류 같이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수업이 몇 분 이상 지체되기도 했습니다. 아예 휴강을 하는 교수님도 계셨거든요. 한두 번의, 휴강은 괜찮을 수 있지만, 거의 절반 가까이 휴강이 되었던 수업도 있었어요. 그러면 과연 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듣는 수업이 맞나 의심이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2학년이 되었을 때는 이런 미숙한 문제들이 많이 해결되었어요. 비대면 수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시험 감독 방식도 매뉴얼이 생겨서 더 철저하게 진행되었고요. 여러모로 학교와 교수님들도 결국 적응기를 통해 많은 부분이 좋아졌습니다.


적응된 이후에 줌으로 진행된 수업들은 어떠셨어요?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었을까요?

네. 줌 수업의 질은 이전에 비해 한층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있었어요. 예를 들어 '건축 재료 실험'이라는 과목은 과목명에 '실험'이 들어가 있는데도, 한 학기 내내 비대면으로 진행되어서 실험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건축 재료의 성질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배우는 것과, 노트북 화면에 띄어진 글을 통해 익히는 것은 분명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 수업에서 학생과 교수 간의 교류가 적어지는 것도 비대면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인 것 같습니다. 어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학생들 대부분이 캠을 켜지 않아서 까만 화면에 대고 수업하는 것 같아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학생 입장에서도 침대가 바로 옆에 있는 방에서 수업을 듣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대면이었으면 바로 옆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우들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자신도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을 텐데 말이죠. 분명히 비대면 수업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서 한계를 갖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선후배, 친구들을 거의 서로 만나질 못해서 정보 공유도 어려움이 많겠어요

맞습니다. 대면이었으면 선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을 텐데 그런 점이 아쉽네요. 예를 들어 저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노트북을 아무 생각 없이 사서 자주 고생했어요. 1, 2학년 때 캐드, 라이노, 일러, 포토샵, 그래스호퍼 등 다양한 툴을 사용했는데 그에 맞는 사양을 모른 체 구매했거든요.


특히 라이노랑 그래스호퍼 사용할 때는 클릭 한 번 할 때마다 노트북이 5분씩 멈춰서 많이 스트레스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선배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면 노트북에 관한 조언을 듣고 그런 고생을 덜 할 수 있었겠죠. 그리고 설계 수업에서도 정보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모형 재료나 도구에 대한 정보, 혹은 모형 만드는 방법을 알거나, 참고할 수 있었다면 설계수업을 훨씬 즐겁고 수월하게 들었을 것 같아요.


학과 수업 외 시간은 주로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1학년 때는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2학년부터는 학생회에도 가입하고, 동아리도 여러 군데 가입하면서 학교 생활을 후회 없이 해보고자 했어요. 사진동아리에서 서울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고, 아키니어라는 학회에 가입해 건축구조 경진대회에도 참여할 수 있었어요. Cube A라는 학회에도 들어가서 졸업전시회 준비를 돕기도 했고요.



현재는 학교 이어 북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 축구 소모임에도 가입해서 가끔씩 과사람들과 풋살도 했어요. 학생회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했고요. 특히 과 동기들과 신촌에서 자주 만나면서 흔히들 떠올리는 한국의 대학생활도 경험해 본 것 같아요. 이렇게 보면 2학년 한 해 동안 참 많은 활동을 했네요.


그래도 1년이지만 나름대로 제대로 대학생활을 즐기신 것 같은데요?

허무하게 보낸 1학년에 대한 후회를 남기기 싫었어요. 특히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일 년이라는 비장함이 섞여서 사활을 걸고 학교 생활을 했어요.


긴 시간 감사드립니다. 혹시 요즘 개인적인 고민이 있을까요?

저의 요즘 제일 큰 관심사는 어쩔 수 없이 군대입니다. 지금은 군대 가기 전 두 달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나에게 최선일까 고민하고 있고요. 군대 다녀오고 나서부터는 진로 준비에 열을 올릴 예정이라, 군대 가기 전인 지금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있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도 계획하고 있고, 매일매일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생각 중입니다.


그 외에 고민되는 거라면 이르긴 하지만 복학 라이프에 대한 걱정 정도?.. 24년 1월 전역이라 아직 먼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복학 후에 대한 생활이 걱정됩니다. 한편으로 군대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 지도 고민하고 있어요. 그 외에는 딱히 개인적인 고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녀와야 하는 2년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알차게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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